유머 [김형섭 현장] “내 축구 철학은 공격” 이정효 감독 토크쇼 CH.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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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질문
-기분이 가장 좋았던 경기는 언제인가요
마지막 포항전 끝나고 화나서 인터뷰할 때 전북 울산 결과가 나왔을 때 기분이 정말 좋았던 거 같아요.
-이승우 선수는 어떤가요?
저를 만났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그런 선수들 보면 다른 걸 좀 가르쳐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득점을 문전 앞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선수는 흔치 않잖아요.
-번아웃 오실 때 있으신가요?
올해 파이널 A에서 인천한테 2:0으로 졌을 때 아무것도 하기 싫더라고요. 쉬고 왔는데도 회복이 안되었어요. (박원교) 분석코치가 감독님이 부족한 걸 왜 자꾸 핑계를 딴 곳에서 찾으려 하냐, 감독님 능력을 키우려 노력하면 된다 하더라고요.
-팀이 이기고 있음에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플레이 되지 않을 때 화를 냄으로써 어떤 효과를 누리게 되나요?
아무 생각 없습니다. 그냥 1주일 동안 연습하며 시간 노력을 투자했는데 경기장에서 그 모습이 안 나오면 (화나고 답답해요.) 가끔 소리 지르는데도 불구하고 선수들도 답답해하는 게 보이거든요. 그런 선수들 보면서 나라도 소리 지르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을 거라는 생각뿐인 것 같아요. 그 순간의 화를 참기 어려워요.
-어떤 경기가 인상이 깊었나요?
4:3으로 (대구를) 겨우 이겼을 때 앞으로 다신 이런 경기 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속으로 육두문자를 쓰면서 ‘이렇게 해서 뭐 할 건데, 이게 좋다고?’ 딱 그런 마음이었어요. 끝나고 라커룸 들어가서 이런 경기는 앞으로 절대로 하지 말자라고 했어요.
-김기동 감독님 축구와 이정효 감독님의 축구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간단합니다. 저희는 상대를 무너뜨리는 팀이고 포항은 상대가 잘하는 것을 못 하게 해서 이기려는 팀. 그 차이입니다.
-가장 최근 인천전 때 22세 이하 선수들 대거 기용한 것을 보았을 때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쉽지 않겠구나, 내려서겠구나, 역습을 하겠구나’ 예상을 했죠. 그래서 ‘수비를 탄탄히 하겠다.’ 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수비수들한테 상대가 슈팅을 때리면 어떻게 막으라고 알려줬어요. 근데 그렇게 안 하고 골을 먹어서 더 화가 났죠.
-분석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는 무엇인가요?
일단 ‘우리가 잘하는 거를 어떻게 할까’ 와 상대를 ‘어떻게 무너뜨릴까’ 를 가장 중요시하게 생각합니다. 타협은 없고 공격입니다. 어떻게 골을 만들어낼까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속에 악마가 많이 있어서 어떻게 골탕 먹일까라는 생각도 합니다.
-수원 삼성 팬인데 무엇을 해야 바로 승격을 할 수 있을까요?
저를 데리고 가시면 됩니다.
-어떠한 선수들을 만나도 급속도로 향상시킬 수 있으신가요?
방법을 제시해 주면 선수들이 열심히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희 선수들은 동계 훈련 때 미팅 전날 쉬는 시간에 전술 훈련 영상 보며 스스로 성장하는 문화가 잡혀 있습니다.
-내려앉는 수비적 전술을 쓰실 생각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전 꿈이 커요. 더 좋은 팀을 갈 거란 말이죠. 그러면 제 축구는 누가 들어가던 공격이 먼저입니다. 상대를 무너뜨리는 게 제 축구 철학입니다. 어디서 전방 압박을 할 건지만 조금 바뀌겠지요.
-구장 인프라에 대해서 이것만큼은 생겼다 하시는 게 있으신가요?
구단 관계자분들과 이야기했는데 내년 4~5월이면 훈련장 2면이 완공될 거라 합니다. 구단주인 시장님께서 저희 선수단을 위해서 미래를 위해서 기반을 다지자 하시는 건 정말 뜻깊어요.
-가장 영입하고 싶은 선수는 누구인가요?
많이 영입하고 싶죠. 스트라이커를 데려오고 싶어요. 5살 어린 주민규? 홍명보 감독님이 재계약했다고 힘들다 하더라고요. 연봉도 비싸고 해서 더 있으라 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허율이 있어서 더 성장시켜야죠.
-시상식에서 많은 외면을 받으신 것 같은데 내년에는 적들에게 어떤 골탕을 멕이실 예정이신지 궁금합니다.
(웃으며) 거기서 전투력이 확 올라가더라고요. 능력을 키워야죠. 간단하죠. 제가 부족해서 그렇죠. 제가 우승했으면 투표하기 싫었어도 해야 하잖아요.
-김기동 감독님은 3위 하셨음에도 받으셨는데
사람이 좋으시잖아요. 인터뷰를 부메랑이 돌아오지 않게 잘하세요. 제가 김기동 감독님을 좋아하는 이유는 되게 유쾌하고 밝고 긍정적이세요. 그게 선수들한테 좋은 영향을 주거든요. 자기 축구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이 있으세요.
-중계 화면에서 경기 종료 후 경기장에 뛰어가 선수들과 격하게 악수하는 모습이 잡히는데 어떤 생각을 가지시고 그러시는 건가요?
때리려 가려다가 뛰어가면서 참는 거죠. 농담이고요. 저는 끝나면 리셋이 돼요.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편이에요. 그냥 고생했다고 인사하는 겁니다.
과연 이정효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의문은 항상 가지고 있었지만 오히려 이번 토크쇼를 통해 더 생겼다. 내용이 빈약했다는 것이 아니다. 이정효 감독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의 능력과 야망을 가졌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그에 대한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지만 이정효 감독은 스스로 부족함을 찾아 나서고 개선하기 위해 끝도 없이 노력한다. 그 노력의 결과물이 다음 시즌 리그뿐만 아니라 FA컵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어떠한 성과를 가져다줄지 기대해 본다.
썰
가기 전에 이정효 감독님과 한준희 해설 위원님에게 하고 싶은 질문을 각각 25개, 12개를 준비해 갔습니다. 따로 질문할 수 있는 시간이 길 줄 알았는데 행사 진행 전에 포스트잇에 질문을 하나만 쓰라 하셔서 ‘팀이 이기고 있음에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플레이 되지 않을 때 화를 냄으로써 어떤 효과를 누리게 되나요?’ 이 질문을 작성했는데 감독님이 직접 읽고 골라주셔서 영광이었습니다.
베스트 일레븐 잡지, 파니니 카드, 광주 우비 등 여러 상품도 이것저것 받았습니다. 준비해주신 상품들도 마음에 들었으나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인터뷰 이대로 할 거에요.“ 였습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스타일이겠지만 자신의 스타일을 사람들의 비난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밀고 나가겠다는 신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 소중한 기회 주신 베스트 일레븐 측, 재밌는 입담으로 토크쇼를 꾸며주신 이정효 감독님, 옆에서 유머 포인트 던져주신 한준희 해설위원님께 감사 드립니다.
진로를 위해 고등학생이 작성한 칼럼 입니다. 많은 피드백은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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